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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기술로 만족을 느끼는 사람들

'디지섹슈얼'은 단순히 로봇과의 섹스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성향에 대한 이야기다.

워싱턴주에 거주하는 보건학 전문가인 39세 D.B.는 10대 시절을 남부 지역에서 보냈다. 그 시절 그가 바라는 것과 사회가 기대하는 여성의 성은 크게 어긋났다. 그는 이미 관음증, 복종 그리고 다수의 파트너를 갖는 것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었다. 이런 그의 성향은 사회적 금기처럼 보였고 실행해 옮기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그는 평생 프로그램화된 남성과 여성 안드로이드 로봇과의 섹스에 대한 환상을 갖고 살았다. “환상 속 AI는 아무도 모르게 옷장에 숨겨져있죠. 그걸로 갈망을 해소할 수 있어요.”라고 말한다.

현재 D.B.는 남편과 한 달에 여러 번 섹스하긴 하지만, 남편은 그가 원하는 만큼 충족시키지 못한다. 그의 성적 욕구를 함께할 수 없어 다자간의 연애인 폴리아모리도 고려해봤지만, 둘에게는 역시 부담되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는 바이브레이터, 포르노 그리고 AI 판타지에 의존하고 있었다. 사실 섹스 머신을 갖고 싶지만 제대로 된 섹스 로봇을 만났을 경우 현실 섹스에 더 이상 만족하지 못 할 거라 걱정하며 망설였다.

수년간 D.B의 성적 취향은 그를 외롭게 만들었다. 그러던 중 그의 친구 위스콘신 스타우트 대학교 인류학 교수 마키 트위스트가 ‘디지섹슈얼(Digisexual)’이라는 새로운 타입의 관계와 ‘성적 그리고 관계 치료’에 대해 처음으로 설명했다. 디지섹슈얼이란 ‘성적 정체성을 주로 과학기술에서 찾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D.B.는 바로 공감했다. 그는 자신이 디지섹슈얼이라 결론 내렸다. 즉, 그는 ‘주로 자동화된 과학 장비를 통해 성생활을 즐긴다’.

트위스트 교수와 공동 저자 닐 맥아더는 이 새로운 정체성의 출현을 예견하며 해당 논문을 썼다. 트위스트는 성 치료사로 이미 디지섹슈얼에 해당하는 사람들과 만난 적 있지만, 그와 맥아더는 디지섹슈얼이라는 용어를 염두하고 있었다. 논문이 공개된 뒤 D.B.처럼 자신이 성적 취향을 인정받아 기뻐하는 디지섹슈얼들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교수에 의하면 사회적으로 성적 만족을 위해 기술의 힘을 빌리는 행위 자체를 비정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디지섹슈얼 집단은 보통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인지 고민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의 행동은 그저 자신의 취향에 따라 행동하는 것일 뿐이다.

“성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라고 트위스트가 설명한다. “그들은 어렸을 적부터 로봇과 섹스하는 것을 꿈꿔왔어요.” 트위스트와 맥아더는 디지섹슈얼리티를 LGBTQ와 별개로 구분 짓는다. 대신, 그저 조금 다른 종류의 사람 혹은 폴리아모리처럼 성적 취향과 정체성의 중간 지점에 있는 것이라고 비유한다.

“저는 훌륭한 인생의 동반자를 만났어요.
하지만 파트너 제가 원하는 모든 것을 충족시켜줄 것이라고 믿는 것은 비현실적이에요. 저의 욕구는 과학 기술을 통해 해결하고 있어요.”

트위스트는 비정상적으로 많은 숫자의 디지섹슈얼들이 소외된 그룹에 속하고, 그중 많은 사람들은 인간관계에서 소외감을 느낀다는 것을 발견했다. 반면, 과학 기술은 그들을 부정적으로 판단하거나 평가하지 않을 것이다. 섹스 로봇 산업은 주로 이성애자 남성을 중심으로 형성돼있기 때문에 기대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트위스트와 맥아더는 섹스 토이 사용자들은 주로 여성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여성이 차지하는 시장이 분명해질수록 섹스 로봇과 VR 섹스와 같은 기술이 여성을 위해 진화할 것이라고 믿는다.

논문에 따르면 많은 사람이 포르노, 섹스 토이, 데이팅 앱 그리고 섹스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말은 즉 이미 ‘디지섹슈얼리티의 첫 단계’를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맥아더 교수는 VR 섹스, 섹스 로봇과 같은 ‘디지섹슈얼리티의 두 번째 단계’는 조금 다르다고 이야기한다. 실제와 흡사하기 때문에 사람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물론 실제로 대체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이런 기술이 사회에 전면으로 나타나기도 전에 두려워하고 있다. 여기 그 증거가 있다. 트위터에 “그 어느 때 보다 여성스러운 남성은 건강한 이성애적 관계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라는 게시물을 올리고 “이것은 다른 사람과 대면하지 않으면 일어나는 일이다. 가상세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 결국에는 외로워질 뿐이다.”라고 레딧 게시판에도 올라왔다. 새로운 정체성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큰 나머지 정체성이 자리 잡기도 전에 낙인찍혀버렸다.

트위스트와 맥아더도 이런 기술이 과도하게 이용되면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섹스와 연관돼있기 때문에 대중들이 과장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를테면 현대인들은 이미 스마트 폰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스마트 폰 개발을 중단할 생각이 없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대신, 그들의 주요 걱정거리는 기술이 사회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거다.

우리가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를테면 대부분의 데이트 로봇이 주로 수동적인 여성을 표현한다고 해서 실제 여성이 그렇게 행동할 것이라고 믿어서는 안 되는 것처럼 말이다. 오히려 젠더 규범에 대한 관심을 증대하고 그것을 바꿔나가야 한다는 동기부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특정 집단이 AI로부터 자신의 만족을 찾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나머지 집단이 그것을 인정하는 일에 방해가 되서는 안 된다. 우리 모두가 서로를 어떻게 대할지에 대한 모델을 제시돼야한다.

D.B.에게 과학 기술은 연애관계를 대체하지 않는다. 그가 생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저는 매우 훌륭한 인생의 동반자를 만났어요. 그러나 그 동반자가 제가 원하는 모든 것을 충족시켜줄 거라고 믿는 것은 비현실적이에요.”라고 설명한다. “파트너와 내 가족의 관계에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기술을 활용해 욕구를 충족시켜요. 사람들이 디지섹슈얼리티를 인간 관계의 위험을 주지 않는 선에서 성적 욕구를 채우고 싶은 사람들의 차선책으로 생각해줬으면 해요.

Credit

  • 에디터 김민지
  • 번역 김윤진
  • Suzannah Weiss
  • 사진제공 Andrush/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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