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플보

시리를 안아주세요, 주인님

<플레이보이> 독자들에게 물었다. 당신은 로봇과 연애할 수 있나요?

“당신 주인을 사랑하나요?” 간사가 물었다. “네, 세상 무엇보다 더. 저 자신보다 더.” 노라가 대답했다. 로봇의 그런 단순명쾌함은 섬뜩했다.

장강명의 소설 <노라>의 한 대목이다. 인공 근섬유로 이뤄진 얼굴과 AI 지능을 탑재한 섹스 로봇 노라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로봇이 주인공이지만 여타의 소설보다 사랑과 인간성에 대해 진지한 화두를 던진 바 있다. 연애나 섹스를 위한 로봇은 이제 영화, 소설, 웹툰 등 대중문화 전반에서 다뤄질 정도로 이젠 제법 가까운 미래가 되었다. 하지만 2019년을 사는 사람들의 현실적 반응은 어떨까? AI 로봇과 외로운 인간의 아름다운 로맨스를 감상해도 실제로 로봇 애인을 둘 마음이 생길까? 플레이보이의 다양한 연령층의 독자에게 “당신은 로봇과 연애할 생각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Q1 당신의 연령대는?
응답자의 대다수(40%)가 20대였으며 그다음으로 30대(26%), 40대(20%) 등 다양한 연령층이 설문에 참여했다.

 

Q2 당신의 성별은?
남성이 65%, 여성이 35%가 참여했다.

 

Q3 연애, 섹스 등을 위해 로봇을 구매할 의사가 있나요?
설문에 참여한 사람의 절반 이상(60%)이 ‘없다’고 답했다. ‘있다’ 혹은 ‘잘 모르겠다’고 답변한 사람들은 총 33%였다.

 

Q4 구매할 의사가 있다면, 로봇의 고를 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1위가 외모(60%)였다. 그 다음으로는 다양한 성격 옵션이 있는지, 보안은 철저한지, AI 등 소프트웨어적 학습 능력의 정도를 공동 2위(40%)로 꼽았다. 외모는 로봇이나 사람이나 잘 가꾸고 볼 일이다.

 

Q5 로봇과 할 수 있는 스킨십의 정도는?
약 40%의 응답자가 ‘스킨십을 동반한 가벼운 데이트’나 ‘감정적 커뮤니케이션 위주’라고 소극적으로 답한 반면 60%의 응답자는 스킨십에 한계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킨십의 정도가 어찌됐든 사실 한 번 시작하면 ‘스톱!’을 외치기 힘들기 때문일까?

 

Q7 로봇과의 연애를 상상했을 때 가장 큰 단점과 장점 하나씩 이야기해주세요.

“내 얘기를 잘 들어줄 것 같아요. 대나무 숲 같지 않을까요? 단점이라면 육체적 관계는 힘들 것 같습니다.” – 30대 여성 B

“러브돌도 사람같이 생긴 제품을 구매하려면 몇 백 만원이 드는데, 연애 로봇이라면 사람과 닮은 제품을 사기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을 들여야 할까요. ‘로봇 연애자들’이야말로 애인의 외모와 본인의 재력이 직결되는 사회가 될 것 같습니다. 돈 없는 애들은 사람을 닮은 로봇보다 주디홉스 같은 캐릭터형 연애 로봇(사람을 닮은 로봇보다는 이쪽이 단가가 더 낮을 것 같다)을 사기 위해 애쓰게 될 것 같습니다. 장점은, 자신이 원하는 완벽한 이상형과 함께할 수 있겠죠. 머릿속에 있는 ‘꿈꿔왔던 바로 그 사람’을 눈 앞에서 마주하는 쾌감은 상상 이상으로 큽니다. 그리스 로마신화에 피그말리온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쾌감이 그만큼 보편적이고 강력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3D 커스텀 걸’이라는 게임에 빠져 산 적이 있어요. 말 그대로 자신의 이상형을 2D로 구현해서 성행위를 하는 PC게임입니다. 한때 이 게임 때문에 난생처음 포르노를 반년 가까이 끊고 산 적도 있을 정도였어요. 내 이상형이 등장하는 포르노를 찾으러 다닐 필요도 없이, 내가 원하는 사람을 만들어서 원하는 체위를 시키면 됐기 때문입니다.” – 20대 남성 C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다 알고 있다. 포인트도. 자꾸 보챌 것 같다.” – 30대 여성 A

“장점은 복종, 단점도 복종.” – 40대 남성 L

“장점, ‘알파고’처럼 나를 대하는 경우의 수가 다양하겠죠? 감정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말이죠. 단점, 그런 로봇이라면 가격이 상당할 것 같고, 보안 문제에서도 안전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결국 해킹 당할 수 있는 기계인걸요.” – 20대 여성 K

Credit

  • 에디터 백가경
  • 사진제공 80's Child/Shutter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