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팅이 곧 섹스?

상대가 입 냄새를 풍기거나 이상하게 키스를 하거나 너무 빨리 사정하는 경우도 없다.

나는 지난 한 달 동안 모르는 사람과 섹스팅(‘섹스’와 문자 메시지 보내기 ‘텍스팅’의 합성어로 야한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휴대폰을 통해 주고받는 것을 뜻한다)을 했다. 이를 바탕으로 <플레이보이>에 기사를 쓰기 전에 섹스팅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는 내용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메시지가 쏟아졌다. 절친들을 비롯하여 고등학교 때 이후로 본 적 없는 지인에 이르기까지 내가 아는 모든 사람이 섹스팅에 대해 할 말이 많았던 모양이다.

여러 명의 의견을 검토하다가 모르는 사람에게서 온 메시지가 있었다. 클릭해보니 섹스팅이 지닌 단점과 위험요소에 대해 사려 깊은 시선이 느껴졌다. 답장을 보내기 전 2019년에 사는 사람이라면 의례 그렇듯 검색창에 그의 이름을 쳐봤다.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내가 사는 뉴욕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의 작은 집에 사는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검색 결과에 따르면 그녀는 미술가였고 나와 비슷한 나이대였으며 우리 사이에는 겹치는 팔로워가 없었다.

섹스팅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서 실제로 섹스팅을 하는 사이가 되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물론 철저히 연구 목적이었지만, 한번 섹스팅을 시작한 후에 우리는 여느 연인들처럼 비슷한 빈도와 급박함으로 계속 하게 되었다. 우리는 거의 쉬지 않고 대화를 나눴다. 주기적으로 일상에서 벗어나 한 손으로는 자위를 하고 다른 손으로는 야한 글, 사진, 동영상, 그리고 음성 메시지를 서로에게 보냈다. 가끔은 서로를 섹스 판타지 속으로 이끌어 함께 상상하기도 했다. 때로는 상대방이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도록 어떻게 몸을 만지라고 상세히 지도했다. 또 ‘우리가 같은 공간에 있다면 서로에게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나는 그녀를 실제로 만진 적도 없지만 인생에서 가장 뜨거운 한 달을 보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성적으로 달아오른 사람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실험적이다. 변한 것이 있다면 그들이 사용하는 도구일 뿐이다.

나는 섹스를 한동안 하지 않던 때에도 성적으로는 만족하고 있었다. 이를 계기로 섹스팅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내게 섹스팅이란 재미있기는 하지만 진짜 섹스를 흉내내는 투박한 행위였다. 인간은 누구에게나 진짜 친밀감과 가짜 친밀감을 구분해내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섹스팅이 아무리 좋아도 만족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심지어 섹스가 사전적 해석보다 훨씬 더 많은 가치가 있다고 여기면서도 섹스팅을 별 볼일 없는 거라고 생각했었다.  

진짜 섹스만이 이상적인 형태라고 집착하는 건 위험하면서도 로맨틱한 일일 수 있다. 심지어 잘못된 ‘순위 매기기’인데도 말이다. 섹스팅에 대해 내가 받은 메시지를 토대로 분석해보면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느끼고 있었다. 특성상 어떤 면에서는 좋을 수 있지만 최고의 오르가슴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공식적이고 비과학적으로 인스타그램을 통한 설문에서 알게 된 확실한 한 가지는, 공개적으로 제시하는 의견이 진짜 속마음과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모두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섹스팅을 하고 있으니까. 이는 좀더 공신력 있는 발표 자료를 통해 증명할 수 있다. 드렉셀대학교에서 미국심리학회에 제출한 2015년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80%가 1년 사이에 섹스팅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보다 훨씬 더 적은 수치를 보이는 연구 결과도 있지만 누구의 말이 옳든 간에 오늘날에 로맨스에 있어서 섹스팅이 흔한 행위가 되었다는 사실만큼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섹스팅의 역사가 없는 건 아니다. 최근 인간의 성적 행동에 대해 연구하는 신경 과학자 니콜 프라우즈 박사에게 이메일을 보낸 적 있다. 그녀는 내게 “파트너에게 섹스트(sext)를 보내는 사람은 옛날이었다면 자동응답기에 섹시한 메시지를 남기거나 서부 시대였다면 조랑말 우편으로 야한 편지를 적어 보냈을 사람이에요. 모든 것이 빨리 변하는 모바일 사회가 된 후, 우리는 성적 욕구를 파트너에게 더 쉽고 빨리 표현할 수 있게 된 거죠.” 프라우즈 박사의 주장은 인간의 성적 생물학은 수 세기가 지난 지금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으며 다만 세대가 바뀔 때마다 다른 형태로 발현한다는 것이다. 성적으로 달아오른 사람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실험적이다. 변한 것이 있다면 그들이 사용하는 도구일 뿐이다.

만약 가상섹스가 더 리얼해지고 우리가 심리적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면, 섹스팅이 그 물꼬를 터준 것이라 해도 될 정도다.  

이러한 판도를 바꾼 주역은 스마트폰이다. 성적 커뮤니케이션을 터부시했던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를 창조하고 전송하고 순식간에 받을 수 있는 스마트폰의 능력이 우리가 자연스럽게 섹스팅에 빠져들게 했다. 하지만 맥가이버칼 같은 기능과 실시간의 속도가 스마트폰을 강렬한 성적 도구로 만들어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의 몸의 연장선상이라고 할 정도로 일상의 한 부분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안경 쓴 사람이 렌즈를 통해 사물을 보듯 우리 역시 스마트폰 스크린을 통해 현실을 보는 게 편해졌다. 우리는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은 채 섹스에 몰입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이런 망각 때문에 성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상징적 영역에서 존재론적 영역으로 부상할 수 있게 되었다.

과거 영국 낭만파 시인 조지 고든 바이런의 에로틱한 시도 오늘날 폰허브(Pornhub)의 HD 동영상도 분명히 섹시하다. 하지만 각각 시각적 언어로 쓴 표현물로써 진짜 섹스에는 미치지는 못한다. 반면 섹스팅은 너무나 잘 표현되어 실제 성행위와 비슷해지고 있다. 새로운 파트너와 “섹스할 때” 각자의 침실에서 아이오와주 어딘가에 있는 거대한 서버에 수많은 0과 1을 전송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강조하고 싶은 것은, 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에 진짜 섹스와 섹스팅 모두 섹스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서로 문자를 보내면서 섹스한다. 구약성서에서 예수가 “빛이 있으라”고 말하자 빛이 생겼듯이 섹스팅 역시 말로 행위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섹스팅을 할 때 우리는 몸과 주변 환경, 벌어질 만한 일을 모두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상대가 입 냄새를 풍기거나 이상하게 키스하거나 너무 빨리 사정하는 일도 없다.

우리는 소셜미디어에서 자신이 어떻게 존재하는지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스냅챗 그리고 이와 비슷한 소셜미디어 서비스는 우리의 신분과 커뮤니티를 물질 세상에서 가상 세상으로 전환할 수 있게 도와준다. 우리가 포스팅하는 모든 콘텐츠를 통해 자신의 뉘앙스와 이미지를 만들어가며 근본적으로는 하나의 아바타를 완성하게 된다. 오로지 자기 생각만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나’와 동일시하는 데 거부감이 없다. 진짜 같은 가상 현실 세계가 도래하고 육체를 잠시 버려두어야 할 때, 어쩌면 소셜 미디어가 우리에게 보조 바퀴 역할이었음을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 만약 가상섹스가 더 리얼해지고 우리가 심리적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면, 섹스팅이 그 물꼬를 터준 것일 지도 모른다.

오늘날의 미국인들은 그들의 역사상 섹스를 가장 적게 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소위 ‘섹스 침체기’의 원인을 밝히면서 사회적 압력이 복합된 결과라는 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의 원인으로 섹스팅을 탓할 수도, 탓해서도 안 된다. 심지어 몇몇 연구를 보면 섹스팅이 관계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섹스를 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상대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하지만 섹스팅은 우리가 욕망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 섹스는 그 특성상 위험 요소가 많다. 육체적, 감정적으로 무너지기 쉬운 상태가 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섹스팅은 비교적 안전하다. 상대방과의 친밀한 감정의 정도를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다. 섹스팅을 할 때 우리는 몸과 주변 환경, 벌어질 만한 일을 모두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상대가 입 냄새를 풍기거나 이상하게 키스하거나 너무 빨리 사정하는 일도 없다.

섹스는 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협상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섹스팅은 우리가 갈구하는 것을 위험에 맞설 필요 없이 우리에게 제공해주는 기술이다. 섹스는 그 특성상 위험요소가 크다. 섹스는 우리가 육체적, 감정적으로 무너지기 쉬운 상태가 되도록 만든다. 하지만 섹스팅은 확실히 안전하다. 그 친밀감의 정도를 통제하고 관리하기 때문이다. 섹스팅을 할 때에는 우리가 우리 몸과 주변 환경, 그리고 벌어지는 일을 모두 관장한다. 상대가 입 냄새를 풍기거나 이상하게 키스를 하거나 너무 빨리 사정하는 경우도 없다. 이제 더는 섹스팅인지 섹스인지 구분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핵심은 그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다. 가상섹스가 일반화되면 우리는 무언가를 잃게 될까? 만약 그렇다면 우리가 잃게 되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Credit

  • 에디터 백가경
  • 번역 이연정
  • Gideon Jacobs
  • 사진제공 Parilov/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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