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에 대하여

자, 이제 책임감에 대해 논해보자.

여성과 섹스를 해 본 사람이라면, 그들이 피임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피임으로 우울증이 생긴다거나 여드름, 편두통에 시달린다거나 하는 등의 말을 듣고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을 지 모른다. 심지어 남성용 경구 피임약이 부작용(여성용보다 부작용이 매우 적지만)때문에 출시하지 않았다는 뉴스를 읽어본 적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신이 알고 있는 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난 당신을 비롯한 대부부의 남성이 피임 부작용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게 없을 거라고 자신한다.

그 이유는 진실이 부끄럽기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는 여자들끼리 하는 단체 메시지에서나 존재하며 결코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다. 그것을 지금 공개하려고 한다. 당신도 상황이 어떤지 알 권리가 있으므로 내 경험도 공유할 생각이다. 그러니 마음 단단히 먹도록. 이 이야기는 심장 미약자에게는 좀 벅찬 내용일 수 있으니 말이다.

12년간 복용한 경구 피임약은 내 위장관을 완전히 망쳐놨다. 항문은 씹다 뱉은 포도 맛 풍선껌처럼 보인다.

또한 경구 피임약으로 생긴 질염으로 매우 오랫동안(자그마치 2년) 고생해서, 내게 오럴섹스를 해주겠다고 섹스팅을 보내는 남성에게 자동 회신을 설정해놓을 정도다. “당신 코티지 치즈를 좋아해?”라고 보내도록 말이다.

자궁 내 피임기구(IUD) 때문에 마치 죽은 너구리같은 팬티 라이너로 쓰며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6시간을 일하고 난 것 같은 냄새가 바로 나의 질에서 나게 됐다. 유두에는 패립종과 비슷한, 내 성욕이 너무 낮아서 같이 섹스하고 싶지도 않을 1800년대 누군가의 잘 나가던 아빠의 이름처럼 들리는 ‘몽고메리 결절’이라는 고통스러운 돌기가 생기기도 했다.

자궁 내 피임기구로 인해 난소낭종 파열이 발생해 병원에 입원해야 하기도 했다. 이런 일이 2번이나 반복된 후에도 피임기구를 제거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놀랍겠지만, 지금까지 내가 설명한 것들이 지금껏 만나온 모든 전문가의 말에 의하면 ‘정상적’인 것으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너무나 많은 여성이 나처럼 생활하고 있다. 지금 당장 임신하고 싶지 않아서 혼자 조용히 고통을 겪고 있다.

많은 여성이 그들의 파트너에게 피임을 일임해달라는 부탁을 못 해 장기적으로 피임약을 먹거나 질 속에 ‘위시본’ 모양의 기구를 쑤셔 넣으며
부작용과 고통을 그저 감내하고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모든 것은 정상적인 것이다. 흔하고 평범한 것이라는 말이다. 피임을 하고 있는 당신의 파트너는 매일 밤 코코넛오일을 적신 탐폰을 질에 넣고 있거나 엄청난 양의 항생제를 복용하거나 그곳이 냄새난다는 사실을 당신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당신이 집에 오기 전 과산화수소로 질 세척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내 말을 믿도록 하라. 수많은 여성이 그들의 파트너에게 피임을 일임해달라는 부탁을 못해 피임약을 먹거나 질 속에 위시 본 모양의 기구를 쑤셔 넣으며 그 부작용과 고통을 그저 감내하고 있다. 평생 피임은 여성의 몫이라고 배워왔기 때문이다.

지난주, 이제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궁 내 피임기구를 제거해버렸다. 팬티 속에 주유소에서 파는 초밥 세트가 들어있는 것 같은 느낌이 지겨워서이기도 했고, 단순한 계산을 해보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내가 임신을 할 수 있는 기간은 내 수명중 40년간, 한 달에 5일씩이다. (엄밀히 따지면 이틀이지만, 정액이 질에서 5일까지 생존해 있을 수 있다고 하니 이렇게 계산했다) 내 섹스 파트너는 한 달에 30일, 여성을 임신시킬 수 있다. 죽을 때까지 말이다. 이를 종합해보면 나는 평생 임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16%인데 반해, 내 파트너는 100% 나를 임신시킬 수 있다.

나는 가브리엘 블레어의 트위터 글을 읽고 가슴이 벅찼다. 성관계를 하는 사람이라면 필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콘돔은 쉽게 구할 수 있고 (처방전이나 병원을 방문할 필요가 없고 약을 타기 위해 기다려야 할 필요도 없다!), 가격이 저렴하고 (경구 피임약과 자궁 내 피임기구는 저렴하지 않다), 여성의 피임 만큼이나 효과가 있지만 (제대로 사용했을 경우 콘돔의 피임효과는 98퍼센트에 이른다), 대부분의 남성은 콘돔을 하지 않고 섹스를 하는 것이 아주 조금 더 기분이 좋다는 이유로 이를 지속해서 사용하지 않는다. 원치 않는 모든 임신은 질 속에서 사정했기 때문에 발생한다. 하지만 남성의 살짝 더 좋은 기분이 임신보다 중요한 모양이다.

아주 조금 더 좋은 기분을 느끼는 것이 피임으로 인해 생기는 우리 몸과 마음의 지독한 부작용, 임신으로 인한 편집증, 원치 않은 임신으로 인해 여자의 신체, 마음, 그리고 인생 전반이 파괴될 가능성보다 더 의미 있다는 것이다.

최악은 또 있다. 임신을 할 때 여성의 오르가슴이 필수 요소가 아니다. 임신을 한다고 해서 우리의 성적 만족감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가 이렇게 철저히 피임까지 하는데 그 보상으로 섹스가 즐겁기라도 해야 할 텐데, 이도 아닐 수 있다.

피임법들이 원하는 사람에게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낭성난소증후군, 자궁내막증, 극심한 생리통과 같은 질병들 때문에 피임약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도 있다.) 분명히 말하지만 나는 피임법들이 없어지기를 바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그것들의 부작용이 잘 연구되지 않았고, 이해도도 낮고 인간의 삶의 질에 엄청나게 큰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남자가 콘돔을 사용하고 싶어 하지 않아 고통받고 있는 여자들이 많다.

요즘에는 여자에게 어떻게 하면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을지 묻는 이성애자 남성이 늘어났다. 여기 답을 주도록 하겠다: 이제 당신이 책임지고 피임을 담당해야 할 차례다. ‘다이아몬드는 여자의 절친’이라는 말은 집어치워라. 여자의 절친은 반짝이는 금빛 포장지에 든 동그랗게 말린 콘돔이다.

Credit

  • 에디터 김민지
  • Dana Hamilton
  • 사진제공 Mr.Alex/Shutterstock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