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보이 합본호

나 여기서까지 해봤다

6인이 들려주는 섹스 에피소드. ‘이런 곳’에서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늘 반복되는 일상에서 ‘일탈’이 필요하듯, 매번 똑같은 섹스에도 ‘일탈’이 필요하다. 방법은 간단하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장소만 달리하면 된다. “어디서든 할 수 있는 거 아냐?”라는 혹자의 말처럼 의외로 다양한 곳에서 할 수 있다.

날씨 좋은 날의 테니스장 “미팅으로 알게 된 그는 성격도 잘 맞고 스타일도 좋아 거의 매일 만났다. 잦은 연락과 술자리 끝에 눈이 맞았다고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여느 커플처럼 호텔에서 사랑을 나눴는데, 날씨가 정말 좋은 날 한 학교의 테니스장이 눈에 띄더라. 둘 다 ‘여기다’ 싶었는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그곳에서 하게 됐고, 스릴이 넘친 만큼 잊을 수 없는 경험이다. 그로부터 1년 뒤 헤어지긴 했지만, 요즘도 테니스장을 볼 때마다 그가 생각난다. 잘 지내지?” -김교내(27)

불 꺼진 갤러리 “전시회가 끝나고 갤러리 문을 잠그고 나왔는데, 아이패드를 두고 나온 게 뒤늦게 생각났다. 남자친구와 함께 다시 갤러리에 갔고, 아무도 없는 불 꺼진 낯선 곳에 둘만 있어서인지 분위기가 굉장히 묘했다. 확실한 건 둘 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 결국 인사동 거리를 내려다보며 갤러리 창가에서 했다. 장소 그 자체가 자극적이었고, 우리는 평소보다 더욱 격정적이었다. 그때 이후로 나에게 ‘인사동’은 야한 곳이다.” -정그림(28)

보고 있나 CCTV “미쳐도 제대로 미쳤지. 우리는 현관을 박차고 복도로 나갔다. 여기는 오피스텔. 한 층에 스무 가구가 좀 넘는다. 그러니까, 좁은 복도의 양쪽에 스무 개의 문이 있다. 우리는 당연히 알몸이었고, CCTV가 어디에 있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 미쳤으니 보란 듯이 했다. 몸이 부딪힐 때마다 방 안에서와는 완전히 다른 소리가 났다. 이거 완전히 동굴이네. 메아리치는 소리에 흥분해 더 격렬하게 했다. 격정이 걱정을 가뿐히 제압한 밤.” -유동굴(34)

보글보글 저쿠지 “때는 2015년 캘리포니아. 지금의 남편과 캘리포니아에 놀러 갔을 때 이야기다. 휴가철이 아니어서인지 그날따라 리조트에는 인적이 드물었다. 처음에는 꼬마들처럼 물장난을 치며 까르륵거리며 놀았다. 지친 몸을 노곤하게 풀기 위해 풀장 옆에 마련된 저쿠지로 들어갔는데, 몸이 풀리면서 마음도 풀린 걸까. 우린 갑자기 눈이 맞아 보글거리는 따뜻한 저쿠지 안에서 했다. 날씨도, 분위기도 완벽했다.” -이욕조(28)

6인실, 링거, 성공적 “입원했던 만큼 유난히 몸이 좋지 않았을 때다. 6인실이었는데 운 좋게도 한 병실에 환자는 2~3명뿐이었다. 병문안을 온 그녀와 함께 침대에 누웠고, 늘 하듯이 ‘쓰담쓰담’ 시간을 가졌다. 그러다 시작했다. 중간에 사람이 들어오기도, 나가기도 했지만 다행히 개인 커튼이 있었다. 잔뜩 흥분해서인지 거사는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 시간보다는 내가 링거를 꽂고 있었다는 게 아쉽다. 좀 더 다양한 자세로 시도할 수 있었는데.” -박링거(31)

경찰서 “바야흐로 ‘곰신’ 시절이다. 지금 생각하면 절대 못할 것 같은데…. 예전 남자친구가 군 복무하던 경찰서엔 체력단련실이 있었다. 선임의 넓은 아량으로 체력단련실에서 단둘이 남아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불꽃이 튀었다. 누가 올 것 같은 불안감 때문에 걱정하는 나에 비해 그는 꽤나 침착하고 행복해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스릴에 대한 로망이 큰 친구였던 것 같다. 전역 후에도 그때를 종종 그리워했으니 말이다.” -이철컹(27)

Credit

  • 에디터 한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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