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시 컨피던스

골반과 엉덩이에서 나오는 여성의 강력한 힘에 대하여

우리 모두 ‘빅 딕 에너지'(Big Dick Energy, 원래는 큰 페니스 덕분에 자신감이 넘치는 남자를 이르는 말이지만 꼭 큰 페니스를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다. 급조하지 않은 본래의 자신감을 가진 사람을 뜻하는 말인데, 남성과 여성 모두 해당할 수 있다)에 대해 들어본 적 있다. 페니스의 사이즈와 상관없이 누구나 빅 딕 에너지(BDE)를 가질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아직 이 표현에 상응하는 여성형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여성의 성기를 움켜쥐는 파렴치한 남자들이 존재하는 시대에서, 푸시 컨피던스(Pussy Confidence)라는 표현으로 BDE에 대응하는 여성의 강력한 힘을 보여줄 수 있을까?

푸시 컨피던스가 넘쳐나는 로스앤젤레스의 한 벌레스크(버라이어티 쇼 등을 상연할 때 막간에 끼워 넣는 해학촌극) 스타가 그녀의 수업을 듣는 여자들에게 힘을 내뿜는 방법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검은색의 짧은 머리를 한 작고 마른 몸매의 미셸 라무르(Michelle L’Amour)는 그녀의 여유 있는 자세와 말아 올린 입술만으로도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능력을 갖추었다. 그녀는 로스앤젤레스의 글레셀 공원 근처에 새로 오픈한 곡예 스튜디오인 핏 엔 벤디 스튜디오(Fit and Bendy Studios)의 앞쪽에 서서 엉덩이를 돌리기 시작한다. 뒤에 선 여성 두 명도 천천히 부드럽게 회전하는 그녀의 엉덩이 동작을 따라 한다. 이 엉덩이 동작을 배우는 데에는 시간이 꽤 걸린다.

기초반에서 기본 범프 앤 그라인드(스킨십이 가미된 야한 느낌의 춤)를 가르치는 라무르는 몇몇 학생들이 엉덩이 돌리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엉덩이가 흔들리는 것을 싫어하는 여자들을 봤어요. 그런 사람들이 마음을 열도록 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죠.” 라무르는 여자들이 엉덩이를 자유롭게 흔들지 못하는 것이 육체적 문제가 아닌 정신적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바로 자신의 성기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기인한 정신적 장벽에 부딪힌 것이라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그렇다. 여성의 성기는 한때 여성을 비하하는 말로 사용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여성 성기를 움켜쥔다는 발언을 한 이후 푸시 컨피던스는 더 강한 힘을 가진 여성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라무르는 이 단어를 그보다 훨씬 전부터 사용해왔다. 심지어 그녀의 발레스크 수업 수강생들은 수업 시간에 계속해서 “슈퍼 푸시(Super Pussy)”를 자유롭게 날아가게 해주라고 강조하는 그녀에게 슈퍼우먼 티셔츠를 선물하기도 했다.

큰 엉덩이를 가진 여자들이 거리를 거닐 때 아마 엉덩이를 흔들며 다니지 않을 게 분명해요. 그들은 그걸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몰라요. 큰 엉덩이를 자랑스럽게 여기지도 않고요.

라무르는 댄서 시절, 춤을 출 때의 성기의 중요성에 대해 자세히 서술한 마사 그레이엄의 저서 <블러드 메모리>를 읽은 적이 있었다. 이 자서전에서 전설적인 현대무용가 그레이엄은 그녀가 학생들에게 “넌 지금 질을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어”라고 지적하는 걸 보고 사람들이 그녀의 스튜디오를 “골반 진실의 스튜디오”라고 부른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적었다. 그레이엄은 수업 중 골반을 튕기는 동작을 많이 활용했다. 현대 무용의 대모 격인 그녀의 춤은 모든 현대 무용에 영향을 끼쳤다.

당시에 라무르는 책 속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의 수강생들이 골반과 질을 춤에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새롭게 해야 할 수업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여성의 가장 기본적인 생식기관으로부터 움직임과 에너지가 흘러나오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 수업, 바로 푸시 컨피던스 수업을 개설하게 된 것이다.

한 시간 반 동안 진행되는 이 수업에서 라무르는 가장 먼저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열다섯 살 때부터 정식 트레이닝을 받기 시작한 댄서였던 그녀는 탈모를 앓아왔다고 수강생들에게 고백한다. 모낭을 공격하는 면역체계 때문에 여섯 살 때부터 그녀의 모발은 빠졌다. “탈모 때문에 힘들었어요.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죠. 친구들도 제 상태에 대해 몰랐어요. 그러다 너무 심해져서 더는 숨길 수가 없을 정도가 되어서야 몇몇 사람들에게 말하기 시작했어요.”

그녀의 자가 면역 상태는 눈썹과 속눈썹, 모발 전체에 영향을 주었고 그녀는 무너지지 않으려 노력했다. 수업시간에는 학생들에게 스스로를 사랑하라고 가르쳤지만 사실 그녀에게도 어려운 일이었다. “저는 남들에게 강하고 완벽하게 보여야 하는 벌레스크 스타였어요” 라무르는 미디어와 무대 위에서 보이는 여성적 이미지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는지 얘기했다.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만 했어요.”

그녀의 수업은 교실의 조도를 낮추고 수강생들을 원 형태로 둘러앉히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녀는 수강생들에게 탈모증에 대해 이야기하며 머리를 짧게 자른 후 힘의 원천은 모발이 아니라 성기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녀가 탈모 때문에 괴로워하는 것은 행복을 방해했으며 다른 많은 여성도 비슷한 이유로 그들의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지 못한다. 그녀가 푸시 컨피던스 수업을 개설하게 된 계기다. 라무르는 수강생들이 그녀의 이야기에 공감하여 두려움과 불확신에 대한 이야기들도 나누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한다.

“그것이 진정한 진전이에요. 몸 속의 감정을 폭로하고 표현하는 것이죠” 그녀는 수강생들에게 엉덩이로 부드럽게 원을 그리는 방법을 가르친다. 처음에는 한쪽으로 돌리고 그 다음엔 반대쪽으로 돌린다. 다음에는 왼쪽 엉덩이를 앞으로 밀도록 한다. 그녀는 모든 동작은 천천히, 처음에는 아주 부드럽게 하라고 가르친다. 그 후에는 오른쪽 엉덩이를 앞으로 내민다. 주의할 것은 모든 동작을 할 때 여성의 성기에 집중해 강하고 왕성한 상태로 동작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라무르는 말한다.

동작을 마무리한 후에는 뽐내듯 자신 있게 걷는다. 엉덩이와 성기를 좀 더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동작이다. 하지만 걷는 것처럼 아주 단순한 동작을 할 때도 처음에 학생들은 아주 소극적이라고 라무르는 말한다. 엉덩이와 골반은 성기를 단련시키는 것뿐 아니라 긴장감과 트라우마를 풀어주는 효과까지 있다고 한다. 따라서 걸을 때 마음속으로 성기가 편안하고 따듯한 상태라고 생각하면서 다른 부위에 그것이 가진 힘을 퍼뜨리는 상상을 해야 한다. 그때야 비로소 엉덩이를 자유롭게 흔드는 것이 가능해진다. 라무르는 수업 시간에 배운 것을 실생활에서도 활용하라고 말한다.

“저는 수강생들에게 거리를 걷거나 취업 면접을 보러 갈 때, 데이트를 할 때도 엉덩이를 흔들라고 말해요. 움직이지 않도록 꽉 붙잡아두지 말고 그냥 흔들리도록 놔두라고요”

라무르는 케겔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여성 성기의 힘에 대해 알고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라무르의 수업 동작 중에는 허리를 숙여 엉덩이를 하늘 높이 치솟게 하는 동작이 있다. 그녀는 수강생들에게 손으로 다리와 성기를 위로 쓸어 올리라고 한다. 수강생들은 본인의 모습을 거울로 보고 다른 이들이 그들을 보는 모습도 본다. 수강생들은 그 시선을 인지하지만 부끄러워하지 않고 그 순간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라무르는 말한다. “피하듯 훔쳐보는 시선이 아니라 강한 응시랍니다. 저는 수강생들이 그들을 관객을 대하듯 자신을 본다고 생각하면 좋겠어요.” 수업 시간 내내 라무르는 어렸을 때부터 부끄러운 것이라고 배워서 하면 안 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수강생들에게 다리를 넓게 벌리고 자기 몸을 마음껏 어루만지라고 장려한다.

가장 강렬한 힘을 가진 동작은 “활동적인 정지 동작”이다. 성기에서 벌어지는 일은 모두 몸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녀는 무대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서서 물리적인 공간을 차지하는 것이 가장 강렬하다고 믿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에요. 몰두해 있답니다. 코미디를 하거나 마술을 부리거나 발가벗고 춤추지 않을 뿐이에요. 극도로 집중하는 순간이에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많은 힘과 푸시 컨피던스가 필요해요. 근육을 강화하고 기억하고, 두려움을 정복해야만 가능하죠.”

라무르는 첫 수업 후에 바로 변화가 보인다고 말한다. 몸가짐이 바뀔 뿐 아니라, 수강생들이 수업에 들어오고 나가는 모습만 봐도 더 자신감 있는 태도로 걷는다고 그녀는 말한다. “그동안 제 수업을 들은 학생들에게 수많은 이메일과 후기를 받았는데, 인간관계와 직장생활을 더 잘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해요. 이제는 프레젠테이션도 더 잘할 수 있게 되었고 걱정을 많이 하지 않는다고요. 더 강해지고 협상능력도 좋아졌으며, 다른 이들에게는 없는 특별한 삶의 기술이 생겼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녀는 또한 미국 사회가 섹스에 대해서는 허풍 떨 듯이 대놓고 이야기하면서, 소셜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업계, 심지어는 벌레스크 업계에서도 섹슈얼리티에 대해서는 불편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당황스럽다고 한다. “벌레스크가 매우 섹시한 예술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섹슈얼리티와 섹시한 공연은 아주 다른 것처럼 여겨요. 정말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이 둘은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말이죠”

라무르는 각각의 신체 부위에 집중하는 대신 몸을 성기의 뿌리에서부터 내뿜어지는 하나의 전체로 보라고 조언한다. 신체 부위를 전체 중 일부로 인식하는 것은 엉덩이만 단련시키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그녀는 말한다. “요즘은 엉덩이를 키우는 것이 유행이죠. 그러기 위해서 이런저런 운동도 하고 엉덩이에 무언가를 삽입하기도 하고 리프팅 효과가 있는 청바지를 입기도 해요. 도대체 왜 그러는 건가요? 큰 엉덩이를 안 좋게 보는 것은 아니에요. 저도 엉덩이 덕분에 커리어를 키운 사람이니까요. 그래도 너무 심한 것 아닌가 싶어요. 큰 엉덩이를 가진 여자들이 거리를 거닐 때 아마 엉덩이를 흔들며 다니지 않을 게 분명해요. 그걸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모르죠. 큰 엉덩이를 자랑스럽게 여기지도 않고요. 일관성이 없어요. 전에는 가슴이 부각되었는데 이제는 모든 것이 엉덩이에 초점이 맞춰져 있죠.”

라무르는 성기를 우리 신체 부위 중 하나로 구분 짓지 말고, 내부적으로 바라보며 신체적 수치심과 수줍음에서 벗어나라고 말한다.

“저는 두드러지게 섹시한 입술을 가지고 있어요. 제가 쓴 책 <최대로 벌거벗은 여자 The Most Naked Woman>에 실으려고 찍은 사진 중에 다리를 벌려 제 몸이 모두 보이는 사진이 하나 있었는데 그걸 책에 실어야 할지 고민이 되었어요. 남편에게 물어보니 그는 아주 아름답다고 말해주었어요. 그래서 책에 실었고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아요. 하지만 마음이 괜찮아지기까지 오래 걸렸어요.” 그 책에서는 나체가 육체적인 것 이전에 감정적인 것으로, 그녀가 하는 수업과 공연에 대해 자세한 도움말 같은 역할을 한다. “당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줄수록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어요

Credit

  • 에디터 백가경
  • 번역 이연정
  • 일러스트 Bijou Karman
  • Dakoto Kim
  • 사진제공 미셸 라무르의 인스타그램(@michellelam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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