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엿보는 밀레니얼의 섹스

밀레니얼 세대가 '섹스 불황'을 맞았다고? 정말 그럴까?

전 세계적으로 밀레니얼에 대한 통계 자료가 넘쳐나고 있다. 주된 소비층이 되어가는 이 세대를 속속들이 알아보려는 취지겠다. 이들은 감정적으로 구매할 만한 이야기가 있는 브랜드를 고르고, 결혼에는 별생각 없으며 아이를 낳아야만 한다는 강박 관념이 없다. 애인을 만날 때도 섹스를 할 때도 이전의 세대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하지만 전 세계는 밀레니얼이 소위 “성적 불황”을 겪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다양한 통계 자료를 통해 밀레니얼들이 어떤 섹스 라이프를 영위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성적 파트너 숫자가 비교적 적은 밀레니얼 세대, 자료 출처: Jean Twenge

성 건강 교육자 케일 웰링스 교수와 연구진은 영국인 34,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성적인 활동은 2001년부터 2012년까지 감소했으며 20대의 남녀가 결혼하거나 동거하는 사람들 중 가장 급격히 감소했다. 남성과 여성의 절반 이하의 비율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성관계를 가졌으며 29% 이상이 지난 한 달 동안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 2007년에는 아이폰을 소개하고 2008년에는 전 세계 경기 침체를 그 이유로 내놨다.

미국 종합사회조사기관(GSS)가 조사한 미국인들의 섹스 횟수 자료, 자료 출처: 워싱턴 포스트

CBS 뉴스 역시 일본의 불황에 초점을 맞춰 일본의 밀레니얼 세대가 성관계를 하지 않는다는 조사를 발표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30대 남성 10명당 1명은 이전에 섹스를 경험한 적이 없으며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많은 비율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국가 재정이 불안정한 문제부터 디지털 앱을 통한 교제까지 다양한 요인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향후 100년 동안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일본 인구는 절반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이러한 문제는 일본에 국한한 것이 아니며 미국 등 다른 국가에도 같은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소위 ‘섹스 불황’을 겪고 있다는 주장은 미국 잡지 <디 아틀란틱>의 선임 에디터 케이트 줄리언의 2018년 세미나에서 대두됐다. 그녀의 주장에 인용한 통계 자료는 미국의 종합사회조사기관(GSS)의 애뉴얼 리포트로 해당 자료에서 미국인들은 이전 세대보다 섹스를 덜 한다고 조사된 바 있다. 예를 들면 18~30세의 남성 중 28%가 지난해 섹스를 하지 않았으며 이는 2008년 이후 3배로 증가한 수치다.

한국 성인 남녀는 가장 즐거운 활동 1위로 ‘성관계’를 꼽았다, 자료 출처: 텐가

전 세계 경제 침체와 디지털 앱을 통한 교제가 늘어나면서 밀레니얼 세대가 점점 섹스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발표가 팽배하지만 동의하지 않는 집단도 있다. 인디아나 대학교 공중 보건 대학의 연구 과학자이자 교수 데비 허비닉(Debby Herbenick) 박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섹스 불황을 외치는 GSS의 자료에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GSS는 ‘섹스’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 않았으며, 그 범주에 오럴 섹스, 자위, 페니스 삽입이 없는 섹스 등 다양한 유사 성행위를 즐기는 사람의 숫자가 포함됐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는 다른 세대보다 성적으로 실험적이다.

글로벌 데이팅 사이트 매치가 2016년 미국인 싱글들 5,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는 다른 세대보다 더 나은 섹스를 위한 감정적 접촉 시간이 40시간 이상 많았다.

미국의 LGBT 이미지를 증진시키기 위한 비정부 기구 GLAAD의 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35세 이상의 세대보다 밀레니얼 세대가 성별에 관하여 기존 형식에서 벗어나는 단어로 식별할 가능성이 높다.

섹스에 대한 대다수의 통계 자료가 철저히 이성애자의 삽입 섹스만을 기준으로 한다는 것도 조사의 맹점 중 하나다. 갤럽의 연구에 따르면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젊은이들이 LGBTQ+인 것으로 밝혀졌다. 채프먼 대학의 심리학 부교수 데이비드 프레데릭에 따르면 젊은 사람들은 자신의 이념과 선호에 맞는 것을 더 중시하며 오래되고 전통적인 고정관념을 훨씬 더 쉽게 깨뜨릴 수 있다.

미디어 스타트업 그레이티스트가 조사한 밀레니얼의 생황 양상으로 데이팅 앱 ‘틴더’를 이용해 애인을 만나는 비율이 전체 중 60%를 차지했다, 자료 출처: 그레이티스트

전반적으로 삽입 섹스의 빈도는 낮아지고 있지만 섹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시장 규모로 대변할 수 있다. 섹스 헬스 시장은 2017년에 390억 달러를 차지했으며 2026년까지 1,3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 이 범위 내에서 성 기술 산업은 매년 300억 달러의 가치가 있으며 30 %의 비율로 성장하고 있다. ‘섹스 테크(sex tech)’라는 용어는 섹스 로봇부터  교육용 앱 및 플랫폼, 에로틱한 가상 현실 및 포르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술 지원 제품 및 솔루션을 포함한다.

<포브스>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미국인의 15%는 앱으로 제어할 수 있는 바이브레이터를 사용해봤으며 영국은 12%, 호주인은 10%의 비율로 경험한 적이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 역시 섹스 토이를 활용하는 밀레니얼들이 향후 몇 년 동안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밖에도 비독점 다자간연애를 뜻하는 폴리아모리처럼 열린 관계를 지향하는 밀레니얼도 많아지는 추세이며, 반드시 침대 위에서만 섹스가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밀레니얼의 섹스 지형도를 말하기 전에, 그들이 지향하는 섹스가 어떤 형태인지에 대한 조사가 먼저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Credit

  • 에디터 백가경
  • 사진제공 Hyejin Kang/Shutterstock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