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와 편두통의 상관관계

항상 동전 던지기처럼 반반의 가능성이 있다.

열두 살 무렵, 나는 심신마저 쇠약하게 만드는 편두통에 시달리며 살았다. 성인이 될 때까지 편두통은 내 일상을 헤집었고 그 어디에서도 치료법을 찾을 수 없었다. 5일 동안 나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현실로부터 완전히 도망쳤다. 극도의 고통과 함께. 편두통은 삶을 파괴한다. 규칙을 파열시키고, 하루를 무너뜨리고, 절망과 우울한 생각을 갖게 한다. 그러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고 난 후, 나는 일종의 편두통 완화법을 발견했다. 항상 효과가 있는 건 아니지만, 이불을 뒤집어쓸 또 다른 이유가 생긴 것이다. 절대 혼자가 아니었다.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편두통은 만성이었기 때문에 그 정도만으로도 압도적인 승리라 할 수 있다.

섹스. 특히 오르가슴이 편두통을 완화할 수 있다는 주장에는 많은 이론이 존재한다. 그중 하나는 성관계를 하는 도중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분비돼 행복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에브리데이 헬스(Everyday Health)>에서는 섹스 도중 엔도르핀이 분비되는데, 이것이 긍정적인 기분을 유지해 고통이 우리 뇌에 전달되는 것을 막는다고 했다. 진통제를 복용할 경우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최대 15분이 걸리는 반면, 천연 화학물질은 즉각적으로 효능을 발휘한다고 말한다.

<세이지 저널(Sage Journal)>에 게재된 2013년의 한 연구 결과를 보면, 800명의 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 실험에서 성관계를 한 후 60%의 환자가 편두통 개선 효과를 봤으며, 33%는 고통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군발성 두통을 겪는 사람의 경우에는 91%의 실험 참여자가 성관계 후 “중간 정도에서 완전한 개선 효과가 있다”고 답했다.

자, 기본으로 돌아가보자: 편두통 증상은 빛, 소리 그리고 냄새에 민감해지는 현상, 쑤시는 듯한 통증 그리고 메스꺼움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런 증상도 사람마다 다르다. 나 같은 경우에는 온몸의 힘이 빠져 며칠씩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할 정도였다. 주기적으로 출근해야 하는 직업을 갖기가 불가능해 편두통은 적과 같은 대상이 됐다.

섹스는 신체활동의 일종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관계 후 두통이 완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 충분히 설득력 있다. 소규모로 이루어진 연구 결과를 보면 에어로빅과 비슷한 유형의 운동을 한 사람의 경우 편두통을 겪는 빈도가 줄어들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스트레스는 두통을 유발하는데 반해 운동은 스트레스를 감소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침대로 뛰어 들어가 섹스하는 것이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 놀랄 만한 결과도 아니다.

섹스는 편두통에 시달리는 사람과 이를 지켜보는 사람 모두에게 가장 하기 싫어할 만한 행위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과학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몇몇 종류의 신체활동은 그것이 걷는 것이든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것이든, 파트너와 섹스를 하는 것이든, 내 두개골 속 통증을 오랫동안 사라지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섹스는 편두통에 시달리는 사람과 이를 지켜보는 사람 모두에게 가장 하기 싫어할 만한 행위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과학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스물여덟 살의 기혼자 조지아는 두통 완화를 위해 항상 섹스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섹스하기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기에도 너무 힘들었어요. 하지만 두통을 없애는 좋은 선택권이라는 것은 알고 있어요. 예전에는 만성 편두통에 시달렸어요. 하지만 7~8년 전쯤 사라졌죠. 아주 고통스러웠어요. 다행히 요즘 겪는 두통은 그때처럼 심하거나 자주 발생하지 않아요.”

에밀리는 통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섹스를 자주 사용하는 편이다. “제 머리가 아래로 향하게 되는 특정 체위들은 두통을 더 심하게 만들어요. 하지만 다른 체위들은 아주 기분이 좋고 또 섹스를 마친 후 두통이나 편두통이 일부 혹은 완전히 사라지죠.” 또 “극심한 고통을 느끼고 있을 때라면 섹스 같은 생각은 머릿속에 떠오르지조차 않을 것 같지만, 저와 제 파트너에게는 가장 좋은 해결책이 되었답니다.”

섹스와 편두통의 연관성에 있어서 흥미로운 것 중 하나는 편두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더 높은 성욕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웨이크포레스트 대학교의 연구진은 한 연구 결과 성욕이 높은 사람들(평균 나이 24세)이 세로토닌과의 연계 때문에 편두통에 시달린다는 것을 발견했다. 더욱이 편두통을 겪는 이들은 동료보다 자신들의 성욕이 증가했음을 인지하고 있었다. 연구진은 항우울제가 세로토닌 수치를 증가시키고 성욕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편두통을 겪는 사람들이 우울증에 걸릴 경향도 있기 때문에, 세로토닌이 성욕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반대로 연구진은 높은 세로토닌 수치가 성욕을 낮출 수 있다면, 낮은 세로토닌 수치는 성욕을 높일 수 있지는 않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마운트 시나이 대학교 아이칸 의대 두통 및 안면 센터의 신경학과 조교수이자 두통 전문가인 로렌 R. 넷보니 박사는 “여성이 남성보다 특히 사춘기 이후 편두통에 시달릴 가능성이 더 높아요”라고 말한다. 그는 또한 편두통이 여성에게 2배에서 3배까지 더 많이 발생한다고 덧붙인다. “성별에 따른 이런 차이는 에스트로겐의 영향 때문으로 보입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편두통은 보통 대부분의 경우 에스트로겐 수치의 감소 때문에 발생해요. 주로 생리가 시작하기 전 발생하는 경우가 많죠. 에스트로겐 수치가 증가할 때에도 발생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여성이 에스트로겐이 함유된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거나 호르몬 대체 치료를 받을 때 전조성편두통이 올 수 있답니다”라고 넷보니 박사는 설명한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그 반대의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성교 두통이라는 것이 그것인데, 말 그대로 섹스를 할 때 두통이 발생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처음에는 둔탁한 통증으로 시작되었다가 점점 심해져 오르가슴을 느낄 때는 쑤시는 듯한 통증으로까지 극심해진다. 페니스를 가진 남성이 성교 두통에 시달릴 가능성이 여성보다 3~4배 더 높다고 하고, 이미 편두통을 겪는 사람이 성교 두통까지 겪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한다.

 “섹스를 통해 제가 두통을 얻게 될지, 아니면 섹스가 제 편두통을 사라지게 할지 알 수 없으니 짜증스러워요. 항상 동전 던지기처럼 반반의 가능성이 있어요”

앤슬리는 몇 주전 처음으로 성교 두통을 경험해봤다고 말한다. 그는 편두통이 오르가슴을 느낀 직후 바로 몰려왔다고 이야기하며, 고통이 너무 심해서 섹스를 끝낸 후 눈을 뜰 수조차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구글에 검색해보기 전에는 이런 게 있는 줄도 몰랐어요. 아직 연구된 것도 별로 없더라고요”라고 그녀는 말한다.

성교 두통은 남성에게 더 흔하게 발생한다고 하니, 우리는 아담과도 대화를 나눠봤다. 그는 이런두통이 부끄럽다고 말하며, 오르가슴을 느낀 후 경험하는 고통에 대해 파트너에게는 보통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최대한 빨리 그냥 잠들어버리려고 노력해요. 알아요, 섹스 후에 잠드는 정형화된 남성 중 하나가 되는 거라는 것을요.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너무 아파서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그는 한번 발생한 편두통은 나아질 때까지 보통 24시간 지속된다고 말한다.

34세의 레즈비언인 패트리샤는 “제 경우에는 자위할 때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가끔 두통이 완화되는 경우가 있어요. 하지만 다른 사람과 섹스를 할 때는 두통이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두통이 더 생기기도 해요”라고 말한다.

넷보니 박사는 성관계 도중 두통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보통 그 두 사람이 유전적으로 이미 두통에 잘 시달리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오르가슴이 어떤 개인에게 편두통을 불러일으킬 수는 있어요. 하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편두통을 완화해줄 수도 있죠.” 패트리샤에게는 이 말이 공감된다. “섹스를 통해 제가 두통을 얻게 될지, 아니면 섹스가 제 편두통을 사라지게 만들어줄지 알 수 없으니 짜증스러워요. 항상 동전 던지기처럼 반반의 가능성이 있어요.”

고통을 완화시켜주는 것뿐 아니라, 섹스는 폭발성 두통, 긴장성 두통 그리고 자세성 두통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폭발성 두통은 오르가슴의 시기에 발상을 하고 뇌출혈과 비슷한 증상을 나타낸다. 당신이 이런 경우라면 즉시 의사의 진찰을 받도록 하라. 긴장성 두통은 처음 시작된 후 20분 정도가 지나면 나아질 수 있으며 대개의 경우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한다. 자세성 두통은 척추수술이나 경막외 마취제(무통주사) 투여의 결과로 뇌와 척수를 둘러싼 막이 찢어져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자세성 두통에는 카페인과 구토 방지제를 먹는 것이 좋다.

넷보니 박사는, “그와는 반대로, 섹스는 혈관을 팽창시키고 머리와 목 부위에 압력을 가하기 대문에 편두통을 유발시킬 수 있는 신체활동일 수 있어요,”라고 말한다.

안나 처럼 섹스를 하면 오히려 극심한 두통이 생기는 사람은, “어떤 사람에게는 성관계가 두통을 완화시켜주죠. 하지만 저에게는 완전히 분위기를 깨는 행위예요”라고 말한다.

섹스가 어떤 사람에게는 치유법이 되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고통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 흥미로운 사실이다. 그 이유에 대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편두통에 자주 시달리는 개인의 성향, 성욕 그리고 뇌 화학물질은 확실히 우리 몸이 오르가슴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성적인 편두통과 섹스 사이의 연관성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보다 집중적인 연구와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결국에는 만성 편두통에 시달리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우리의 몸 그리고 그것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편두통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말 그대로, 당신의 고통을 함께 통감한다. 그리고 누군가와 섹스하는 것이 당신에게 단 20분간이라도 그 고통으로부터 해방시켜 준다면, 부디 마음껏 누리길 바란다.

Credit

  • 에디터 김민지
  • 번역 이연정
  • S.NICOLE LANE
  • 사진제공 MaryValery/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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