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말고 뇌를 쓰세요

신경과학자 데이비드 J.린든이 ‘과학적인’ 연애 노하우를 공개했다.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섹스에서 ‘애무’가 얼마나 중요한지. 최근 영국의 신경과학자 데이비드 J.린든(David J. Linden)이 펴낸 책 <터치: 손과 마음과 머리의 과학 The Science of Hand, Heart and Mind>에 따르면, 뇌가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낄 때 가장 많은 정보를 얻는 감각은 촉각이다. 우리는 린든의 연구를 바탕으로, <플레이보이> 독자가 실전 연애에서 활용하기 좋은 노하우를 요약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머리쓰지 말고 뇌를 쓰라는 것이다.

손이 차가우면 마음도 차갑다 만난 지 얼마 안 된 연인과 처음 손을 잡았을 때를 기억하나? 손이 차가우면 마음도 차가운 것 아니냐고, 손 따뜻하면 마음도 따뜻할 거라고 으레 짐작하며 농담을 건넨다. 이게 100퍼센트 농담이 아니라면? <터치>에 따르면 따뜻한 머그잔을 들고 있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차가운 아이스 커피를 마시는 사람보다 사교성이 좋은 사람으로 인식될 확률이 높다. 피부를 통해 따뜻함과 차가움을 느끼는 감각이 뇌의 감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이와 비슷하게, 클립으로 묶은 두꺼운 이력서는 낱장으로 된 이력서보다 좀 더 진지하고 경쟁력 있어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 그러니 누군가와 처음 만났을 때 가능하면 냉랭하게 보이는 아이스 커피보다 따뜻한 고구마 라떼를 먹는 게 낫지 않겠나? 물론, 고구마는 취향을 많이 타니 조심할 것.

이별의 상처는 시간이 아니라 진통제가 해결한다 누군가에게 거절당하면 심리적인 고통뿐만 아니라 육체적인 고통도 같이 느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나? 마음이 아프다는 얘기가 시적 표현이 아니었던 것이다. 거절을 당하고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으면 피부에 고통을 느꼈을 때 활성화되는 뇌신경에 신호가 간다. 방금 연인에게 차여 마음이 산산이 조각났는가? 술을 진탕 마시고 새벽에 “자니?”라며 문자를 보내기보다 틸레놀(진통제의 한 종류) 한 알이 더 현명한 해결책이 되어줄 거다.

가끔은 손가락과 입술이 더 짜릿하다 성감대라고 해서 다 똑같이 공략해선 안 된다. 손가락 끝, 입술, 각막, 성기는 정말 극단적으로 예민한 부분이지만 다 차이가 있다. 각막과 성기엔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신경 세포가 없다. 예를 들어 눈에 먼지가 들어갔을 때, 뭔가가 들어갔음을 인지할 수는 있지만 그게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인지할 수 없다. 성기 역시 굉장히 중요한 성감대이지만 감각이 어디에서 오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손가락과 입술로는 점자를 읽을 수 있다. 거기엔 감각 기관이 더 얇고 복합적으로 쌓여있기 때문이다. 입술과 손가락을 지금보다 예민하게 공략해야 할 이유다.

오르가슴이 격정적이기만 한 건 아니다 오르가슴을 겪을 때 뇌 속에서는 폭풍 같은 극적인 변화가 생긴다. 예를 들면 극도의 갈증을 얼음물로 해결했을 때, 공복에 엄청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 기분 좋게 술을 마실 때 나타나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동시에 두려움을 감지하는 기관이 일시 정지하면서 편안함을 느낀다. 린든에 따르면 “오르가슴을 느끼는 순간만큼은 모든 경계심을 풀게 된다. 동시에 편안함도 극에 달한다. 그 정도를 말할 것 같으면, 동굴 안에서 갑자기 누가 나타나 당신을 잡아먹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겁을 먹지 않을 정도다.” 이뿐만 아니라 이성을 담당하는 곳도 비활성화된다. 오르가슴을 느낄 때 은퇴 자금을 걱정하며 펀드를 생각하는 일을 절대 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Credit

  • 에디터 백가경
  • Cat Auer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