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모텔, 너의 모텔, 잊을 수 없는 밤

17명에게 물었다. 서울에서 추천하는 모텔과 그 추억.

나의 모텔, 너의 모텔, 잊을 수 없는 밤
영화 <생활의 발견>

늘어지는 일요일, 남자친구 손을 잡고 걸어 들어가는 모텔도 좋고, 클럽에서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들어간 이름 모를 모텔도 좋다. ‘서울 연애’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모텔에 대한 얘기를 모았다.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잊을 수 없던 모텔의 추억을 들려줬다. 서울에서 연인과 오갈 데 없어졌을 때, 정말로 새로운 상황에 던져지고 싶을 때 방문해보면 좋을 법하다. 이제 눈도 오고 밖은 더 추워질 테다. 초호화 호텔이 아니더라도 그 나름대로 사랑이 넘치는 모텔로 가보자. 영화 <캐롤> 속 캐롤 에어드와 테레즈처럼 낯선 모텔방에서 전에 없던 눈빛을 주고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고퀄’ 팝콘, 커피 등 맛있는 간식이 프런트에 쌓여있다. 천정에 거울이 붙은 모텔은 처음이어서 기억에 남는다. 힐끗힐끗 한번도 본 적 없는 낯선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짜릿했다. 학생 Y, 신천 4번 출구 뒤, JAMI*

서울 어디서든 닿을 수 있는 중심지, 종로라서 좋다. 연인과 욕조에서 같이 거품 목욕을 하며 맥주를 마시다 병을 빠트렸던 기억이 난다. 그 욕조에 빠진 맥주병을 찾다가 그만. 디자이너 H, 종로 MON*

그의 집과 가까웠다. 언제든 불러내기 적당한 장소였다. 남자친구와 섹스를 했던 그 방에 아무 사이도 아닌 남자와 밤을 지새운 적이 있다. 정말 잠만 잤다. 에디터 K, 돈암동 R모텔

귀하디귀한 모텔이다. 그 동네엔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모텔이 없기 때문이다. 미친 듯이 ‘한판’을 마친 그녀는 나체로, 심지어 팔자걸음으로 걸어가 냉장고를 열며 말했다. “매실(마실래)?” 그 장면을 잊을 수 없다. 에디터 Y, 경리단길 성*모텔

말 그대로 너무나도 섹시한 여자와 잊을 수 없는 밤을 보낸 곳이라 기억난다. 회사원 K, 신천 어느 한 모텔

인테리어가 야릇하다. 그러니 연속 4번을 했겠지. 댄서 L, 역삼동 *월  

나의 모텔, 너의 모텔, 잊을 수 없는 밤
영화 <귀여운 여인>

허름한 모텔이 아니라 관광객도 찾는 깔끔한 호텔 느낌이다. 가끔 방을 잘 잡으면 야외 욕조가 있는 경우도 있다. 팁으로 야외 욕조를 감싸는 벽이 높아서 바깥에서 절대 안 보인다. 내부는 정말 아늑하고 주차장 넓다. 화장실이 깨끗한 것도 장점. 겨울에 야외욕조에서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따뜻한 물 속에 있으면 온몸이 풀리는 느낌이다. 물론 그 속에선 큰 사랑도 싹틀 것이다. 에디터 H, 역삼동 *

지하철역과 가까운 지리적 요충지랄까? 이곳에서 연인이 특별한 속옷으로 날 놀라게 했다. 영상감독 K, 신림동 포* 모텔

적당히 구석진 곳에 있는 이 모텔, 가격도 적당했다. 연인이 나에게 오럴을 해주고 싶다길래 수염을 싹 밀게 했다. 정말 수염을 아끼던 남자였는데. 마케터 B, 신촌기차역 디*모텔

난생처음이었다. 무서워서 못 하고 나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둘 다 귀여웠었다. 디자이너 P 종로 어느 모텔

넓고 쾌적하다. 연하 남자친구가 ‘있어 보이는 척’ 하려고 예약을 해둔 곳이다. 분위기가 꽤 좋아서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마케터 A 역삼동 컬리* 스위*

나의 모텔, 너의 모텔, 잊을 수 없는 밤
영화 <째째한 로맨스>

분위기가 모든 것을 말해주는 곳. 그래서인지 연인과 합이 잘 맞았다고 한다. 학생 H, 역삼동 마*

루프탑의 글램핑을 추천한다. 서울 시내에서 캠핑과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이다. 기획자 K, 역삼동 H에*뉴

건물 안에 오락실이 있었는데 모든 게임이 공짜였다. 모텔에 간 주요 목적은 잊고 한 팀이 돼서 ‘헤드 샷’을 날렸던 기억. 문자 그대로의 팀플레이를 발휘하고 싶다면, 추천한다. 공무원S, 지역과 이를 불명

최신식 건물, 최신식 데스크톱 2대. 회사원 A, 강북 리치다이*

외관이 모텔답지 않게 고급스럽다. 사당역 번화가에서 멀지 않아 술을 마시고 걸어갈 수 있는 위치다. 깨끗하게 룸과 룸 사이에 미술작품이 걸려 있다. 걸어가며 여러 가지를 감상할 수 있다. 연애 초기 가장 많이 방문했던 곳이다. 대학생 C, 사당역 코텔야* 미술관

신데렐라처럼 통금시간을 꼬박꼬박 지키던 우리가 처음으로 객기를 부려본 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장급’ 모텔도 ‘성급’ 모텔로 기억된다는 마법을 겪었다. CS관리자 J, 건대입구 모처*

Credit

  • 에디터 백가경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