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초월하는 스타일의 정석 7

'007' 시리즈 속 제임스 본드에서 영감을 받았다.

50년이 넘는 세월에 만들어진 24편의 영화, 역사상 오랫동안 지속적 수익을 올린 네 번째 영화, ‘007’ 시리즈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 떠오르는 강력한 이미지가 있다. 다부진 몸에 딱 맞는 핏의 블랙 슈트다. 그의 탄생은 <007 살인번호(Dr. NO)>에서 턱시도를 입는 순간 시작했다. 정교한 임무를 수행하기 전,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일은 바로 시간을 초월하는 슈트. 혹자는 제임스 본드가 내뿜는 ‘멋짐’이 잘생긴 외모와 클래식한 슈트가 신체적 요소와 균형을 잘 이뤄졌다고 말한다. 사실 이안 플레밍의 원작 속 제임스 본드는 ‘교장 선생님 패션’에 대해 논할 수 있을 정도의 캐릭터였지만, 테렌스 영 감독을 만난 후로 역사에 남을 제임스 본드 이미지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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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007 살인번호(Dr. NO)> 속 턱시도를 입은 제임스 본드 역의 숀 코네리.

007 요원처럼 철두철미한 모습을 보이는 ‘새빌 로(런던의 고급 테일러 숍이 즐비한 거리)’ 슈트와 거기에 어울리는 시계를 착용하는 것보다 중요한 스타일링 팁이 있다. 당신을 매력적인 남성으로 만드는 이 규칙은 당신의 통장을 ‘텅장’으로 만들 필요도 없는 ‘꿀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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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커프’로 룩에 힘을 더한 영화 <007 살인번호(Dr. NO)> 속 숀 코네리.

001 몸에 딱 맞는 슈트 2대 제임스 본드 숀 코네리를 볼 것. 1967년이지만 2017년이라 해도 어색한 구석이 없다. 그는 몸에 딱 맞는 슈트를 입어 전반적인 몸을 돋보이게 했고, 회색과 옅은 파란색 셔츠에 네이비 컬러 타이로 룩을 완성했다. 이는 인스타그램에서 ‘Suits’으로 해시 태그 검색했을 때 나오는 많은 스타일만 봐도 알 수 있다. 대부분 몸에 맞는 슈트, 연필처럼 얇은 타이, 정제된 슈즈를 신고 있다. 6대 제임스 본드 다니엘 크레이그는 “이 톰 포드 슈트가 1mm만 더 작았어도 터졌을 거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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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무어의 사파리 재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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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스 브로스넌의 캐주얼 웨어.

002 클래식을 만난 캐주얼 룩 5대 제임스 본드 로저 무어는 12년 간 제임스 본드 역할을 했고, 정형화된 슈트보다 사파리 재킷으로 기억된다. 갑자기 웬 사파리 재킷이냐고? ‘웃픈’ 사실은 한창 경제가 부흥하던 당시 시대상을 잘 반영할 수 있는 건 슈트가 아니라 캐주얼 웨어였기 때문이다. 7대 제임스 본드 브로스넌 역시 적절한 마린 룩을 선보였다. 반짝이는 골드 버튼, 프렌치 블루 셔츠, 카키 팬츠, 여기에 따뜻한 재킷까지. 그리고 다니엘 크레이그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1960년대 제임스 본드 감성을 2000년대 캐주얼 웨어에 담아냈다.

숀 코네리의 제임스 본드는 우아하면서도 힘이 있다.

003 주변과 어울리도록 입을 것 옷은 상황에 따라 어울릴 수 있게 입어야 한다. 바다 건너는 일이 많은 제임스 본드는 클래식, 포멀, 캐주얼 그리고 스포티 룩까지 상황에 맞는 적절한 룩을 보이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날씨 따라서도 다양하게 입었는데, 따뜻한 날이면 평소 입던 슈트보다 밝은 컬러의 슈트를 입었고 그 소재 역시 리넨처럼 통기성이 뛰어난 소재였다. 그러니 오늘은 무슨 일정이 있는지 날씨는 어떤지 꼭 확인한 뒤 스타일링할 것. “‘젠틀맨’은 언제 어디서나 ‘칼 정장’이지”라는 생각은 넣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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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따라 진화한 제임스 본드의 더비 슈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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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크레이그가 스티브 맥퀸에게 빌린 데저트 부츠.

004 슈즈에 투자할 것 좋은 신발에 투자한다는 건 매우 가치 있다. 단순히 발을 보호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 데다, 장신의 지위를 나타낼 수 있는 보편적 지표 중 하나이기 때문. 이안 플레밍은 제임스 본드에게 모카신을 신기려 했지만, 제작자 레이몬드 모티머는 “제임스 본드는 모든 남성의 ‘워너비’이자 모든 여성이 자신의 시트에 앉히고 싶어 하는 남자”라고 정의하며 변화를 줬다. 제임스 본드는 슈트에 블랙 레더의 옥스포드 슈즈 또는 더비 슈즈를 착용했고, 슈즈 역시 상황에 따른다. 휴가를 갔을 땐 에스파르디유, 사막에선 데저트 부츠, 이런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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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나토 스트랩을 장착한 숀 코네리의 롤렉스. (아래) 나토 스트랩을 장착한 다니엘 크레이그의 오메가.

005 타임리스 타임피스 원작 소설에선 볼 수 없던 제임스 본드 시계에는 특별한 기능이 있다. ‘007’ 시리즈에서 적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시계의 ‘너클 살포기’를 보였고, 그 순간 모두가 시계에 주목했다. 최고의 제임스 본드 시계는 그 자체가 빛나면서 우아하고 군더더기 없는 시계. 관객은 제임스 본드의 시계를 그저 무기로 기억하지만, 그런 기술적 기능이 중요했다면 애플워치를 넣었을 것이다(물론 당시에 없었지만). 이 와중에 시대를 초월하는 시계를 연출하기 위해 블랙 스트라이프를 강조한 나토 스트랩을 장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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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에서 숀 코네리의 모습. 대체 누가 스타일링한 걸까?

006 제임스 본드의 실수에서 배우는 팁 그렇다, 제임스 본드도 실수를 한다. 물론, 당신도 괜찮은 옷을 입고 있겠지만, 그걸 더 멋지게 입는 방법을 아는가? 숀 코네리가 연기한 제임스 본드의 미숙함이 스크린에 고스란히 남았다. 화이트 셔츠에 핑크 타이라니,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또 포커 게임 장면에서 다니엘 크레이그를 ‘테이블에 속한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연출하기 위해 디너 재킷을 입혔지만, 그가 재킷을 벗고 의자에 걸어두는 바람에 결혼식을 막 끝낸 미성숙한 신랑처럼 보였다. 제임스 본드의 모든 걸 따라 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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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본드의 자신감은 두려움을 자각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007 애티튜드가 곧 스타일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어쩌면 이 말의 시작이 제임스 본드일 수도 있다. 제임스 본드의 모습은 오랜 시간을 거쳐 진화했는데, 숀 코네리의 대담하고 섬세한 묘사부터 다니엘 크레이그의 미묘하고 우울한 모습까지. 제임스 본드 ‘캐릭터’의 중요한 특징은 자신감이고 그건 두려움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오만함은 과한 보상의 부산물’이라는 논리 아래, 제임스 본드는 자아 인식과 자아도취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간다. 강한 자신감이 오만함 아니냐고? 아니다. 자신의 두려움을 자각하고 능력을 깨달으면서 나오는 그 자신감은 사람의 매력을 높인다.

Credit

  • 에디터 한수연
  • 박언지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