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그 그린의 스타워즈

그의 2018년 컬렉션은 마치 영화 <스타워즈>를 보는 듯하다.

남의 눈치 보는 것을 거부하며 자신의 감수성을 펼쳐오던 크레이그 그린, 이번 시즌 역시 그는 자신의 갈 길을 갔다. 매 시즌 구제 불능의 카멜레온 같은 모습, 쇠고리와 레이스업을 활용한 옷부터 손으로 날염한 프린트에 대조성을 강조한 낙서, 헤진 밑단과 매칭한 룩 등 수많은 잠재력을 보였다. 그래서일까? 크레이그 그린의 디자인은 디자이너 한 명의 작품이라고 하기엔 이질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한 컬렉션 안에서도 전혀 다른 느낌의 패션을 선보이니 말이다.

크레이그 그린의 가장 도드라진 특색은 과장 또는 모험하고자 하는 그의 의지로, 전통주의자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물론, 이번 LFWM에서도 이전의 크레이그 그린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2018 A/W 패션위크 컬렉션에서 가장 눈에 띄던 것은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없는 디테일이다. 착용 가능한 조각들도, 달라붙는 밝은색의 니트도 아닌 절제된 룩들이 판타지를 자극하는 그의 패션을 만들어냈다. 그 반대가 아니라. 이건 과감한 룩을 시도하기 어려워하는 평범한 남성에게 좋은 소식 아닌가! 이제 크레이그 그린의 패션을 소화할 엄두라도 낼 수 있으니.

이번 시즌 최고의 룩을 꼽자면 단연 영화 <스타워즈>가 떠오르는 초현대적 디자인이다. 한 솔로가 연상되는 카고 주머니, 카일로 렌의 반창고처럼 생긴 디테일, 루크 카이워커와 같이 부드럽고 로맨틱한 절개가 들어간 상의가 그 예. 항공적 요소로부터 영감을 받은 디테일과 허리에서 접혀 앞치마 모양을 만드는 바지도 눈여겨볼 만하다. 몸통을 가로지르는 가방과 힙색은 광선검을 보관하기에 딱이다. 당연히, 지갑이나 좋아하는 책을 넣기에도 좋고.

이번 컬렉션을 보면 그의 조형 감각과 함께 입체적인 아이디어를 옷으로 표현하는 법을 알 수 있다. 반란 연합이 보였듯, 부담감은 때로 엄청난 것들을 가능하게 한다. 이번 시즌, 크레이그 그린은 새로운 도전으로 가장 빛났다. 정제된 색감, 간결한 니트 혹은 무거운 질감의 원단 등, 모든 걸 능수능란하게 지배하며 우리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그는 셔츠와 슬랙스 밑단의 소재를 지느러미처럼 접기도 하고 옷의 뼈대에 역동성을 불어넣기도 했다. 이러한 룩은 직사각형 패턴을 사용해 여러 면으로 표현된다. 가만히 옷걸이에 걸린 채로 있어도 되지만, 사람이 직접 착용하면 그의 작품은 몸에 감기고 움직이며 다른 사람의 시선을 즐겁게 한다. 그 덕에 전쟁에 나갈 준비를 마친 것 같은 느낌까지 든다.

다행히 조금 쉽게 그의 스타일을 따라 할 수 있다. 빛이 잘 반사되는 깔끔한 블랙, 화이트, 베이지, 그레이 색상의 소재면 된다. 깨끗하게 재단된 피셔맨 베스트에 단순한 레인코트 혹은 모노톤 메신저백을 안전벨트처럼 몸에 꼭 맞게 착용하자. 또, 스키니팬츠 대신 와이드팬츠처럼 편안한 바지를 선택할 것. 배우 보예가처럼 용감하다면 같은 색상의 슬랙스와 반바지를 매치해보거나 긴 소매 옷에 반팔을 스타일링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Credit

  • 에디터 한수연
  • Nora Whelan
  • 사진제공 Courtesy Craig Green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