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보이 합본호 19

그루밍과 남성성

스카치 포터는 죽어가는 남성성을 살릴 수 있을까?

남성 그루밍 브랜드인 ‘스카치 포터(Scotch Porter)’의 창업자 캘빈 쿠에일리스는 상냥하고 배려심 있는 남자로, 이미 많은 이들이 해로운 남성성에 대해 떠들썩하게 논의하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의 태도는 남들처럼 트윗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가적이라는 점이다. “지금 제가 집중하는 것, 혹은 제 사명과도 같은 일은 남성에게 필요한 도구를 제공해 그들이 스스로 최고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영향력 있는 사업체를 세우는 거예요”라고 그는 내게 말한다. 스카치 포터가 남성용 수염 세정제, 비누 그리고 보디 스크럽 제품을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꽤 야심 찬 임무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진정한 남성성을 구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그루밍 브랜드의 오너인 그는 도대체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일까?

쿠에일리스의 어머니는 그가 어렸을 때 미용실 겸 이발소를 운영했다. 그는 많은 시간을 그곳에서 보내며 어머니가 고객들을 관리해주는 모습을 지켜봤다. “저는 꽤 직관력이 있는 아이였어요. 그래서 어머니의 가게에 들어올 때 자신감이 없어 보이는 사람을 잘 구분해낼 수 있었어요. 하지만 그런 사람들도 의자에 앉아 어머니의 손길을 받으면 완전히 변신하죠.거울 속 자기 모습을 보고 전혀 다른 경쾌한 발걸음으로 가게를 나섰죠” 쿠에일리스는 사람들의 달라진 모습이 그가 스카치 포터를 론칭한 이유라고 밝혔다.

스카치 포터는 뉴저지주에 있는 쿠에일리스의 집 부엌에서 그가 무독성 혼합물을 만들어 실험을 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우리는 남성의 겉모습과 기분을 더 나아지게 만드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남성 그루밍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데 전념하고자 하는 브랜드예요. 우리의 진짜 목표는 남성이 다르게 사고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죠. 자기 스스로를 관리하고 사랑하는 것, 더불어 다른 사람들도 사랑하고 그들에게 연민을 느끼는 것이 결코 이상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심어주고 싶어요”라고 그는 말한다.

놀라울 것도 없는 것이 브랜드의 슬로건 중 하나가 “변화는 강한 영향력을 가진 것”이라는 점이다. 무척 거창하게 들릴지는 몰라도 마케팅의 산물이 아니라 쿠에일리스가 정말 마음에 새기고 있는 신념 중 하나다; 그는 남성의 셀프 케어에 대한 인식이 그저 좋은 피부를 가꾸는 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사는 사회에도 긍정적인 방법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5월 스카치 포터는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에 4/20 웰니스 팝업 스토어를 오픈했다. 이 팝업 스토어에서는 리미티드 에디션인 CBD(대마에서 추출한 칸나비디올 성분) 컬렉션이 소개되었는데 여기에는 얼굴 마사지, 보디 그리고 각종 케어 제품과 CBD 얼굴 마사지 제품, CBD 영양 보충제, 그리고 현대 남성성과 관련된 워크숍 등이 포함됐다. “공공장소에서 얼굴 마사지를 받으면서 그들의 사생활을 편하게 이야기하는 남성을 본 적이 없어요”라고 그는 말한다.

여기에서 꼭 한 마디 해야 할 것 같다: 왜 남성에 관해서만 이야기하는 걸까? “자기을 케어하고 그것이 본인과 본인이 속한 커뮤니티를 사랑하는데 있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관점을 바꾸기 위해 아직도 해야 할 일이 엄청나게 많이 남아있어요”라고 그는 설명한다. 여기에서 우리가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은 남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그룹 안에서 “남성스럽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고리타분한 견해들을 해체하는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새로운 사고방식이 그들 주변의 커뮤니티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의 목표는 남성이라고 불리는 이들을 조금 덜 동질화 될 수 있도록 해 남성이라는 단어가 덜 정치적으로 느껴지도록 만드는 것이다.

“더 많은 브랜드가 ‘남성성’에 대한 생각을 바꾸고, 남성성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틀에 박힌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소비자와 함께 작업하는 등 더 많은 일을 하게 될 거로 생각해요”

쿠에일리스는 변화를 감지하고 있다. “교육과 우리 제품 사용법에 대해 받는 질문의 양이 놀라울 정도로 많아요. 이것은 변화를 의미하죠. 더 많은 브랜드가 ‘남성성’이 무엇이라 생각하는지에 대한 남성들의 생각을 바꾸고, 남성성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틀에 박힌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소비자와 함께 작업하는 등 더 많은 일들을 하게 될 거라 생각해요. 라고 그는 말한다. 이쯤에서 나는 질레트(Gillette) 광고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쿠에일리스는 그 브랜드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아끼면서 질레트가 논란이 되었던 그들의 2019년 광고를 통해 표면적으로나마 시도하려 했던 내용을 스카치 포터라면 어떻게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면 좋을지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고객들과 현장에서 직접 대화를 나누며 남성성의 의미를 재정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질레트는 진정성 없는 도덕성을 과시했다. 질레트는 경제적, 사회적 호감을 얻기 위한 숨은 목적을 가지고 정치적으로 올바른 도덕성을 의식적으로 보여준다는 비판을 받지만, 스카치 포터는 광고하는 대신 사람들을 교육하고 싶어 하는 전적을 가지고 있다. 스카치 포터의 이런 노력은 journal.scotchporter.com에 발행하고 있는 온라인 저널을 통해 알 수 있다. 이 저널에는 남성성과 관련된 기사들이 실린다. 본인을 사랑하고 자기 자신을 가꾸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도록 교육받으며 성인 남성이 이 사이트에 와서 성별에 따른 정형화된 이미지들이 그들의 사고와 행동에 어떻게 무의식적으로 악영향을 미치는지 배우게 된다. 이 사이트에서는 남성 위생과 관련된 리스트 형식 기사에서부터 남성들이 동성의 친구와 껴안는 것을 왜 불편하게 생각하는지를 분석한 기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글을 읽을 수 있다. “그 기사는 아주 많은 공감을 얻어냈어요”라고 그는 전 문장에서 언급한 마지막 기사에 관해 설명하며 말한다. “그래서 우린 남성 중에 그런 상황을 오명이라 생각하고 어색해하는 이들이 꽤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어요. 우리가 그런 남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 것이죠”

Credit

  • 에디터 김민지
  • 번역 이연정
  • 포토그래퍼 EVAN WOODS
  • JOEY DALLA BET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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