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첫경험

나의 '첫경험'처럼 잊을 수 없는 포르쉐 718 박스터.

포르쉐 첫경험

평소와 다를 것 없이 하루를 마치고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던 중, 친구 놈한테 전화가 걸려왔다. “커피나 한잔하러 갈래?” 잠시 고민하다 나가겠다고 말했다. 30분 후 집 앞에 도착할 것 같다고 시간 맞춰 나오라 했다. 추워진 날씨 탓에 ‘따뜻한 게 최고지’라며 두꺼운 패딩을 걸치고 집 앞으로 나가니, 웬 노란색 포르쉐 컨버터블이 세워져 있었다. 맞다. 다른 사람의 차인 줄 알았던 그 차의 운전석에서 친구 놈이 내려서 운전석에 앉으라며 손짓했다.

보는 것만으로도 두근대는 심장을 부여잡고 포르쉐 718 박스터의 버킷 시트에 몸을 맡겼고, 걱정하지 말라는 듯 내 몸을 꽉 조였다. 조수석에 앉아 자신의 포르쉐에 대해서 뭐라고 설명을 하려는 친구 목소리는 시동을 거는 순간, 300마력이 넘는 엔진의 우렁찬 울음소리에 묻혀버렸다. 이미 내 눈은 바쁘게 포르쉐 내부를 위에서 아래까지,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천천히 스캔하고 있었다. 작지만 손에 착 감기는 스티어링 휠과 확실한 변속을 위해 RPM 게이지가 강조된 계기판은 이 녀석이 달리기 위해 태어났다는 것을 암시했다. 내부 공간이 많이 협소하고 수납공간도 거의 없는 편에 가깝지만 사실 달리기 위한 차에 그런 것들은 중요하지 않다. 하긴, 편의성을 바란다면 고급 세단을 고르는 것이 맞다.

조심스레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고 가속 페달을 발을 얹자 등 뒤에 있던 엔진이 숨을 더 거칠게 쉬기 시작했다. 300마력을 거뜬히 넘는 이 녀석을 더 거칠게 몰 수 있을 것 같아 직선도로로 향했다. 목적지까지는 일반 모드로 주행하며 천천히 성격을 파악한 뒤 목적지에 도착해 스포츠 모드로 변속하고 수동 변속을 했다. 가속페달에 발을 올려 지그시 밟았다. 거칠게 다루며 7,000rpm에 도달할 때마다 ‘업 쉬프트’를 넣으니 계기판 속 바늘은 순식간에 100km를 향하고 있었다. 그만큼 심장 박동도 빨라졌다. 꽉 조이는 버킷 시트 속으로 내 몸은 더 깊숙하게 파고들었고, 닫힌 창문을 넘어 4기통 엔진의 그르렁거리는 울음소리는 내 귀를 자극했다. 묵직한 스티어링 휠은 즉각적이고 안정적이었다. 브레이크 페달을 힘껏 밟을 때 앞으로 쏠린다는 느낌보다 지면에 가까워지는 듯 느낌을 주며 순식간에 감속했다.

포르쉐 718 박스터는 이렇게 타는 거다. 짜릿하고 긴장감 있게, 중독성 강하게. 이런 ‘맛’ 때문에 많은 사람이 고성능 자동차에 열광하는 것일 수도 있다. 아쉬운 점은 내 차가 아니였다는 것 하나. 마치 ‘첫경험’처럼 잊을 수 없겠지.

Credit

  • 에디터 한수연
  • 김동환
  • 사진제공 포르쉐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