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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Tech Forecast

귀여운 드로이드부터 똑똑한 피임까지, 우리 삶을 바꿀 다섯 가지 아찔한 혁신.

테크 세상이 그리는 혼돈의 궤적을 정확히 예측하려는 시도는 종종 헛된 노력처럼 느껴진다. ‘스마트 주스기’ 쥬세로(Juicero)로 케일을 착즙하는 것 같은 유행이 급격히 소멸한 반면, 모두의 예상을 깨고 흥행에 성공한 상품은 우리가 완전히 간과한 문제들을 짚어낸다.

물론 이런 불확실성을 뛰어넘는 확고한 선언이 등장하기도 한다. 2018년에는 디지털과 실제 물리적 세계가 더 가까워질 것이다. 다양한 종류의 음성 어시스턴트와 인간의 단순노동을 ‘아웃소싱’ 받을 인공지능이 그 예다. 로봇 기술의 극적 전환점이 되는 해라 말할 수도 있다. 2018년은 우리의 삶을 더욱 효율적이고, 재미있고, 심지어 섹시하게 만들 멋진 물건으로 가득 찬 한 해일 수 있다.

 

증강현실과 휴대전화 가상현실(VR)이 단순히 비싼 기술 이상의 것이라며 대중을 설득하는 동시에, 테크 업계 거물들은 증강현실(AR)에 투자하는 중이다. 특히 스마트폰을 이용해 실제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디지털 그래픽이 그 대상이다. 2016년 전 세계적으로 반짝 마니아를 양산한 ‘포켓몬 고’는 가장 유명한 증강현실의 예다.

2018년에는 리자몽을 잡는 것 외에도 훨씬 다양한 시도가 생겨날 것이다. 구글 글라스라는 오만한 재앙에도 굴하지 않은 구글은, 바로 옆 친구에게 증강현실 스티커(커피잔이나 <기묘한 이야기>에 나오는 데모고르곤 등)를 붙일 수 있게 해주는 ARCore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스냅챗의 춤추는 핫도그와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애플의 개발자용 ARKit은 좀 더 현실에서 필요한 기능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이케아 플레이스’는 테이블을 구입하기 전 실제 방 안에 어떻게 놓일지 볼 수 있도록 돕고, 소셜 스타트업 ‘네온(Neon)’은 사람들 사이에 증강현실 표지판을 띄워 페스티벌에서 친구를 찾을 수 있게 해준다.

 

시리를 탑재한 애플 홈팟

돈으로 살 수 있는 집사 많은 사람들이 <그녀>(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를 입은 운영체제와 사랑에 빠지는 외로운 남자의 불안한 시선을 그린 스파이크 존스의 영화)를 보고, 불편할 정도로 가까워진 디스토피아에 소름 돋았을 것이다. 그동안 실리콘밸리의 거물들은 연구를 거듭하고 있었다.

아마존 에코부터 구글 홈까지, 음성 어시스턴트는 미 전역의 가정에 조용히 침투 중이다. 아마존 에코가 장착된 스피커는 지금까지 1000만 대 이상 팔려나갔다. 2017년 후반에 출시한 애플 시리를 탑재한 홈팟과 구글의 새로운 홈 미니, 가전제품을 컨트롤할 수 있는 아마존 에코의 신제품 등으로 2018년엔 ‘가상 집사’의 유행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물론 대기업의 개인 정보 수집으로 인해 야기될 사생활 침해 우려도 있지만, 이 흐름은 멈출 수 없다. 더 멀리 내다본다면, 이메일 기반 인공지능으로 업무 미팅을 정리해주는 엑스.에이아이(x.ai)의 에이미가 아마존의 알렉사에게 트래픽 업데이트를 부탁하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테슬라의 ‘파워월’ 홈 배터리

드론 대신 드로이드 드론의 인기는 급감했지만 여전히 아마존은 무인 배달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미국 공역 규제가 아마존을 방해하는 동안, 한편에선 좀 더 현 실적인 솔루션을 떠올리고 있다. 테크 기업이 많기로 유명한 에스토니아 출신의, 전 스카이프 임원들이 창립한 로봇 스타트업 ‘스타십 테크놀로지스’는 특정 지역에 한해 각종 배달을 수행하는 무인 지상파 드로이드를 개발하고 있다.

무릎 높이의 로봇이 현관문 앞까지 오면 스마트폰 앱으로 잠금을 해제한 뒤 주문 한 물건을 받고, 로봇은 그냥 되돌려 보내면 된다. 동네 꼬마들이 이 로봇을 가로채 도랑에 던져버린다면 이 아이디어는 어리석은 짓이 되겠지만, 스타십은 이미 보안 문제까지 고려해두었다. 누군가 로봇을 가로 채려 하면 알람이 울리고 카메라가 즉시 작동한다.

워싱턴DC와 샌프란시스코 등지의 길거리를 장악하기 위해 배송 서비스 포스트메이츠와 제휴를 맺은 스타십의 이 로봇은 아마존이 토끼라면, 극도로 침착한 거북이처럼 보인다. 배달부만 로봇으로 대체되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의 스타트업 스탠리 로보틱스는 인공지능 견인 로봇과 정확한 알고리즘을 이용한 자동 야외 주차 서비스를 출시, 더 이상 과거처럼 더듬거리며 발레파킹 티켓을 찾을 필요가 없을 듯하다.

 

‘이케아 플레이스’ 앱의 구동 장면

배터리 넣는 집 우주 여행부터 LA 교통 체증을 해결하기 위해 지하에 긴 터널을 뚫겠다는 계획까지, 엘론 머스크는 언제나 제임스 본드 영화의 악당같이 흥미로운 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테슬라 CEO의 가장 매력적인(그리고 달성 가능한) 최근 계획은 아주 단순해 보이는 일에 혁명을 일으키는 것이다.

테슬라의 그 유명한 리튬이온 파워팩을 응용한, 거대한 가정용 배터리인 테슬라 ‘파워월’의 첫 번째 테스트 결과는 꽤 단조로워 보였다. 하지만 파워월은 작동되지 않는 동안 태 양광 패널로 재생에너지를 저장해 돈을 절약하고, 정전에 대비하고, 전기차를 충전하고, 전력을 배전관으로 되돌려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파워월은 2015년 처음 출시됐고, 개조한 5500달러(약 585만 원)짜리 버전은 올해 배송을 시작한다. 언제나 그렇듯, 한 회사가 업계를 주도하는 것이다. 다음 주자로는 LG(캘 리포니아의 태양열 전문 기관 선런[Sunrun]과 합작) 가 저렴한 가격의 에너지 저장 유닛을 들고 나온다. 2018년엔 이 기술이 실리콘밸리에 머무르는 수준이 아닌, 친환경 에너지를 대중화하는 트렌드가 되어 게 임의 판도를 바꿀 예정이다.

 

에이바(Ava)의 팔찌와 앱

스마트 피임법 스마트폰으로 피임 효과가 두 배가 될 수 있다고 상상해보라. (틴더에서 매치된 상대에게 무분별하게 이모티콘을 보내 자기 기회를 날리는 현상을 뜻하는 게 아니다.) 스마트 워치 타입의 에이바(Ava)는 임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가임기를 파악하기 위해 여성의 생리 주기를 측정해 임신 혹은 피임을 돕는다.

아이폰의 ‘건강’ 앱 또한 이런 전통적 주기 측정 방식을 쓴다. 하지만 현재 시장을 선도하는 것은 스웨덴의 입자 물리학자 엘리나 베르글룬드(Elina Berglund)가 개발 한 앱 겸 체온계 ‘내추럴 사이클(Natural Cycles)’이다. 배란 주기를 기록한 알고리즘, 기초체온 및 기타 데이터 등을 모두 사용해 임신 가능성을 계산한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경구 피임약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나 라텍스 콘돔의 환경 파괴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내추럴 사이클은 매달 약 1만 명의 새로운 사용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더불어 내추럴 사이클은 작년 유럽 연합에서 최초의 ‘디지털 피임법’으로 공식 인정을 받았다. 완벽하게 잘 사용한 경우, (경구 피임약의 피임률과 같은) 99%까지 확률이 올라간다. 아직 미국에서는 인증받지 못했지만, 내추럴 사이클은 현재 미 국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이제 섹스와 데이트 방식이 완전히 달라진다.

Credit

  • 에디터 유지성
  • Jimi Famurewa